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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엄마 모임이 부질없는 이유, 다 겪어보니 알겠더라육아 2025. 3. 22. 21:31반응형
모임에서 돌아오는 길, 괜히 기분이 울적한 날이 있다.
분명 웃고 떠들다 왔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한숨이 먼저 나온다.
왜일까.처음엔 기대가 컸다.
나처럼 아이 키우는 엄마들과 수다 떨고, 정보도 나누고, 공감도 하면서 서로 힘이 되어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달랐다.“요즘 우리 애는 영어유치원도 다니고, 주말엔 테니스 배우러 다녀~”
“한글은 벌써 다 뗐어. 요즘엔 수학이 문제야~”
처음엔 그냥 참고로 듣고 넘겼다.
하지만 점점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졌다.
‘나만 이렇게 힘든가? 우리 애만 뒤처지나?’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말끝마다 뿜어져 나오는 은근한 자랑과 비교는
나도 모르게 나를 작게 만들었다.그리고 또 하나.
‘엄마’라는 공통점 하나로 억지로 유지되는 관계는 생각보다 피곤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삼키고, 그저 맞장구만 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이럴 거면 왜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임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는 허락되지 않는 것 같았다.
좋은 엄마, 좋은 며느리, 좋은 와이프처럼 보여야 하는 또 하나의 무대 같달까.시간도 아까웠다.
두 시간 넘게 앉아 있었지만 남는 건 피곤함뿐.
정말 위로받고 싶을 땐, 나를 잘 아는 친구 한 명의 메시지가 더 따뜻했고
진짜 정보를 얻고 싶을 땐, 블로그나 커뮤니티가 더 정확했다.물론 모든 엄마 모임이 다 그렇진 않다.
진짜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고,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모임도 있다.
하지만 내겐 아니었다.
내 감정과 시간을 지키기 위해, 더는 억지로 모임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엄마 모임이 부질없는 이유?
겪어보니 알겠더라.
‘아이 잘 키우려고’ 시작했는데, 정작 가장 지쳐 있었던 건 나였다는 걸.그걸 알게 된 지금, 조금은 후련하다.
지금은 모임 대신, 나 혼자 커피 마시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가끔은 조용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게 엄마에게도 꼭 필요하니까.반응형'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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