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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학부모 모임은 왜 아파트와 빌라로 나뉘는가?
    육아 2025. 6. 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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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단지 자녀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엄마 자신이 어떤 커뮤니티에 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서울은,
    그 속할 수 있는 자격을
    무언으로 정한다.


    🤝 나는 끼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학부모 모임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사실 나는 조금 기대했다.

    • “같이 대화할 수 있을까?”
    • “정보 좀 얻을 수 있을까?”
    • “이제 엄마로서의 내 역할도 시작되는 걸까?”

    하지만 그런 기회는
    자연스럽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방식으로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누구도 나를 밀어내지 않았지만,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도 않았다.


    🏘 그런데 그 사람은, 그냥 껴줬다

    같은 반, 같은 동네,
    그저 조금 더 비싼 아파트에 사는 두 자녀의 학부모.

    그 사람은
    말도 별로 없고, 모임에서 나서지도 않았는데
    모임에 자연스럽게 껴줬다.

    나는 물어보고 싶어도 말도 못 걸었는데,
    그 사람은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해도
    대화가 연결되고, 점심 약속이 생겼다.

    그리고 나중엔 들었다.

    그 사람은 이사를 가도,
    그 모임 엄마들이 이사간 곳까지 놀러 간다고.

    나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불러준 적 한 번 없더니.


    🏷 영어유치원 하나만으로도, 입장권이 되더라

    그 사람은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정보 많은 사람’, ‘잘 아는 엄마’, ‘우리 모임에 필요한 엄마’가 되었다.

    나는 그냥
    평범한 유치원에 보냈을 뿐인데,
    그게 **"넌 별로 물어볼 게 없는 사람"**이라는
    라벨이 되었던 것 같다.


    💸 서럽다면,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마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서럽다면, 나도 부자가 되어야지.”
    “내가 가진 게 없어서 안 껴준 거라면,
    가진 걸 만들어서 껴보자.”

    그런 마음이 나를 달리게도 했고,
    어쩌면 지금까지 나를 일으키는 연료였을지도 모른다.


    🌱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정리된다

    그땐 서러웠다.
    억울했고,
    아이에게 미안했고,
    내가 못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모임에 안 낀 덕분에

    •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 필요 이상으로 감정 소모하지 않고
    • 내 아이와 나만의 기준으로 교육할 수 있었다.

    결국, 모임은 선택이고
    나의 삶은 구조가 아닌 감정으로 살아내는 것
    이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됐다.


    🧠 서울이라는 도시는, 소속보다 ‘자격’을 먼저 묻는다

    서울은 무섭게 조용한 도시다.

    • 소속은 아무도 막지 않지만,
    • 껴주는 것도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준은 대개

    • 살고 있는 아파트의 브랜드,
    • 자녀 수,
    • 보내는 유치원의 이름
      같은 것들로 아주 조용히 나뉜다.

    그 구조를 모르고 있다면,
    한참 뒤에야 '내가 빠져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 나는 그곳에 없었지만, 그걸 글로 남긴다

    나는 그 모임의 사진에도 없고,
    그 단톡방의 대화에도 없고,
    그 점심 약속의 기억에도 없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기억을 언어로 남길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건
    그 모임보다 훨씬 더 긴 호흡으로
    내 삶에 남을 자산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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