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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리적 소비=착한 소비? 사실은 심리적 우월감 장사일지도
    옷이야기 2025. 2. 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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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 사이 ‘윤리적 소비’라는 개념이 대세가 되었다. 친환경 제품을 쓰고,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소비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정작 현실을 보면, 윤리적 소비가 가능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나 같은 사람도 그렇다. 매달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처지에서 굳이 비싼 윤리적 제품을 선택해야 할까? 당장 내 지갑 사정을 생각하면 윤리적 소비는 ‘선택’이 아니라 ‘사치’에 가깝다. 그런데도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지 않으면 마치 ‘비윤리적인 소비자’처럼 취급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과연 윤리적 소비는 모든 사람에게 정당하게 요구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우월감을 팔면서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전략에 불과한 것일까?


    윤리적 소비는 ‘착한 척’을 위한 도구가 되고 있다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종종 ‘나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심리를 갖게 된다. 문제는 그들이 이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윤리적 소비자’로 낙인찍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이다.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하는 ‘캣맘’들의 행태를 떠올려 보자.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캣맘들은 본인의 행동을 ‘착한 일’로 포장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길고양이 배설물과 소음 문제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이 항의하면, ‘너희는 동물을 싫어하는 나쁜 사람’이라며 몰아간다. 본인이 선택한 ‘착한 행동’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신념이 강해지면,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비윤리적인 존재가 되어버린다.

    윤리적 소비도 마찬가지다. 공정무역 커피를 사지 않는다고 해서,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군가가 비윤리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나는 좋은 소비를 하는 사람’이라는 심리적 만족감을 얻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낮춰보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김제동, 조국, 정우성—‘착한 이미지’와 윤리적 소비의 공통점

    이런 ‘착한 척’ 문화는 특정 인물들의 행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김제동은 ‘소통’과 ‘정의’를 강조하며 시민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고액 강연료 논란이 터지면서, 그가 실질적으로 ‘서민의 친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서민의 삶을 이해하는 듯 행동하면서도 정작 그는 기득권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나는 착한 소비자’라고 믿지만, 실상은 그들이 더 비싼 제품을 구매하며 경제적 우월감을 느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조국은 공정을 강조하며 법무부 장관에 올랐지만, 가족의 입시 문제와 사모펀드 논란이 터지면서 ‘내로남불’의 상징이 되었다.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는 기업들이 실제로는 착취를 지속하는 것처럼, 조국의 메시지 역시 본인의 행보와 모순되는 지점이 많았다.

    정우성은 난민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며 인권 보호를 외쳤지만, 정작 그가 난민을 직접 고용하거나 실질적인 지원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윤리적 소비가 착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하지만, 그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기업들은 ‘윤리적 소비’로 더 많은 돈을 번다

    윤리적 소비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결국 기업들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윤리적 소비’를 내세우며 비싼 제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들에게 ‘이걸 사면 당신도 착한 사람이 된다’는 메시지를 심어준다.

    예를 들어, 한 패션 브랜드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강조하며 기존 제품보다 30% 비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실제로 노동자의 임금을 올렸는지, 환경 보호에 기여했는지는 불투명하다. 소비자들은 더 많은 돈을 내고 윤리적 소비를 실천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이용당하고 있을 뿐이다.


    진짜 윤리적 소비란 무엇인가?

    나는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데, 굳이 더 비싼 윤리적 제품을 사면서 ‘착한 소비자’가 되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윤리적 소비가 좋다는 건 알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강요될 수 있는 기준은 아니다.

    윤리적 소비는 본인의 경제적 상황과 가치관에 맞춰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네가 저렴한 제품을 사는 건 비윤리적이야’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위선이다. 진정한 윤리적 소비는 남을 비난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들은 윤리적 소비라는 개념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대신, 정말로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죄책감을 느끼며 비싼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윤리적 소비는 선택이다. 그것이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가, 아니면 착한 척을 위한 소비인가? 이제는 그 실체를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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