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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튜버, 왜 멋있어 보였을까? 나는 이제 그 환상이 위험하다고 느낀다일상생각 2025. 4. 5. 10:18반응형
한때 나는 여행 유튜버들을 진심으로 동경했다. 카메라 하나 들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은 내게 너무도 반짝이고 멋있게 보였다. 그들의 영상은 내 일상과는 너무 달랐고,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떠나면 나도 변할 수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나도 모르게 그들의 영상에 몰입하고, 자주 반복해 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낀다.
자유로운 삶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도피'일 수도 있다는 감각
요즘의 나는 여행 유튜버들의 영상에서 단지 풍경만이 아니라, 어떤 '도피의 기운'도 감지하게 된다.
그들은 왜 그렇게 떠나야만 했을까?
왜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흘러다니는 걸까?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사회 시스템 안에서 뿌리내리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스펙이 화려하지 않거나, 조직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경험. 남들처럼 사는 데서 자꾸만 미끄러졌던 사람들.
그렇기에 '자유롭게 떠난 삶'은 때로는 '갈 곳이 없어 선택한 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주는 '환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문제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종종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환상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 "직장 그만두고 세계일주!"
- "100만 원으로 한 달 유럽살기"
- "나는 자유롭게 살기로 했다"
이런 메시지들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한다. 특히 지금의 삶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더 그렇다. 하지만 이 콘텐츠들이 보여주지 않는 것들도 많다.
불안정한 수입, 끊임없는 촬영과 편집의 고됨, 인간관계의 고립, 그리고 돌아갈 곳 없는 삶의 피로.
나는 지금 그들의 '자유'가, 누군가에게는 아주 위험한 '환상'이 될 수도 있다고 느낀다.
나 역시, 그들을 동경했던 적이 있다
어릴 때는 나도 그랬다. 자유롭게 사는 삶, 어디든 떠나는 용기,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너무 멋져 보였다. 나도 언젠가는 저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경험을 하면서 그들이 선택한 길이 반드시 '이상적'이진 않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 자유로움 뒤에 숨은 결핍과 단절의 기운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제는 경계한다: 환상을 판매하는 영향력
나는 지금도 그들의 삶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들의 영향력이 누군가의 불안과 회피를 자극하면서 환상만을 심어줄 땐, 그걸 분별해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에는 저마다의 사정과 균형이 있다. 떠나지 못하는 삶이 무능한 것도 아니고, 머무르는 삶이 틀린 것도 아니다.
자유는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식이기도 하니까.
마무리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여행 유튜브를 보며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고, 그 시절의 나도 소중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말하고 싶다.
"그 자유가 진짜인지, 아니면 피로의 끝인지.
당신의 마음은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반응형'일상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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