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제단이고, 우리는 매일 누군가를 바친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쉽게 누군가를 욕한다.
별일 아닌 말실수, 사소한 태도 하나에도 “어우, 저 사람 왜 저래?”라며 분노가 번진다.
그리고 며칠 뒤엔 다른 사람이 타깃이 된다.
끊임없이 바뀌는 이 분노의 방향. 그 밑바닥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SNS는 제단이고, 우리는 매일 누군가를 바치고 있는 중이다.
1. ✖️ 왜 누군가는 매일 ‘제물’이 되는가?
SNS의 피드에는
- 유명인의 말실수,
- 인플루언서의 럭셔리 라이프,
- 연예인의 의심스러운 행동,
- 유튜버의 과거 발언이 쉴 새 없이 올라온다.
그 사람들의 잘잘못을 ‘판단’하기 전에,
우리는 이미 감정적으로 재단해버린다.
“어차피 쟤는 잘 나가니까 욕 좀 먹어도 돼.”
“불편하네? 이참에 다 같이 쳐내자.”
이건 판단이 아니라 감정의 제사다.
누군가를 무너뜨림으로써,
**내 안에 쌓인 불만과 분노를 해소하는 정서적 제의(祭儀)**다.
2. 🧠 “나는 못 바꾸니까, 너라도 무너져야 한다”
사람들은 알고 있다.
열심히 살아도 집 못 사고,
공정한 줄 알았던 사회는 거짓말이었다는 걸.
그 무력감은 어디로 갈까?
이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느낀다.
“나는 시스템은 못 무너뜨려.
하지만 인플루언서 하나쯤은 끌어내릴 수 있어.”
유명인 하나를 욕하는 건, 사회에 던지는 가짜 정의감이자,
개인의 무기력한 분노를 배출하는 가장 안전한 방식이 되어버렸다.
3. 📱 SNS는 제단이고, 알고리즘은 사제다
SNS는 그걸 안다.
공감보다 분노가 더 멀리 퍼진다는 것을.
그래서 분노의 타깃이 되는 이슈를 더 자주 보여준다.
댓글은 칼이 되고,
공유는 화형장이고,
좋아요는 묵시적 동의가 된다.
이 제단에는 신도도 없고, 신도 자격도 없다.
단지 분노한 대중과 알고리즘이 만든 불쏘시개만 있을 뿐.
4. 🧨 ‘좋은 사람’이 더 쉽게 불태워지는 역설
아이러니하게도,
더 노력하는 사람일수록, 더 이미지가 좋을수록 더 위험하다.
왜냐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쟤는 그렇게 좋은 척하더니 결국 별 수 없네.”
“나는 애초에 안 믿었어. 원래 다 그런 거야.”
우리는 그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더 쉽게 배신당했다고 느끼고,
더 잔혹하게 돌변한다.
5. 🎭 대중은 더 이상 관객이 아니다
이제 대중은
-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
- ‘참여하는 집행자’가 되었다.
리트윗, 공유, 비난 댓글, 캡처본, 불매운동…
모두가 자기도 모르게 누군가의 **‘공식적인 제물화 과정’**에 가담하고 있다.
그건 단지 도덕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이라도 망해야 내가 덜 억울하다는 심리가 숨어 있다.
6. 🌪 우리는 누구에게 돌을 던지고 있는가?
지금도 또 다른 누군가가
- 도마 위에 오르고
- 설명을 강요당하고
- 침묵해도 욕먹고
- 해명해도 가식이라 불린다.
문제는
그 사람이 누구냐가 아니라,
우리가 왜 ‘누군가’를 항상 필요로 하느냐다.
🔚 우리는 매일 분노를 바친다.
SNS라는 제단 위에,
누군가의 감정, 누군가의 실수, 누군가의 인생을 올려놓고
속이 시원해졌다는 이유로 돌아선다.
하지만 진짜 속 시원한 건 아니다.
그건 그냥 우리 마음이 병든 시대의 증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