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을 들여서 만들었다는 로먼유파크, 롯데월드랑 이렇게 똑같이 만들 거면 뭐하러 1조원을 들였을까?
로먼유파크에 다녀온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1조원을 들여 만든 테마파크가 왜 이렇게 익숙할까?”였다. 새롭게 개장한 로먼유파크는 1조원이라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대규모 프로젝트라 기대가 컸지만, 실제 방문했을 때 느낀 건 롯데월드와의 지나친 유사성뿐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익숙했다. 상점 배치나 놀이기구의 디자인, 그리고 주변 시설들까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롯데월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예를 들어, 로먼유파크의 주요 놀이기구들은 롯데월드의 인기 어트랙션들과 놀랄 만큼 비슷한 구조와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이 정도의 유사성이라면 굳이 새로 방문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된 만큼, 분명 이곳만의 독창적인 요소나 차별화된 테마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놀이기구를 한두 개 타고 나니 무너졌다. 로먼유파크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테마와 스토리텔링의 부족이었다. 테마파크는 단순히 놀이기구를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그 속에서 제공되는 이야기를 통해 몰입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로먼유파크에서는 그러한 몰입감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기존의 테마파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상이 강했다.
물론 장점도 있었다. 놀이기구 자체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안정적이었고, 깔끔하게 관리된 환경 덕에 쾌적하게 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VR과 AR을 결합한 어트랙션은 신선했고, 기술적으로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요소만으로는 1조원을 투자한 테마파크라는 점을 정당화하기 어려웠다. 이곳이 가진 잠재력에 비해 그리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망감에 더해 가격적인 부담도 컸다. 내부의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는 일반적인 테마파크보다도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고, 품질 또한 뛰어나지 않았다. 방문객들이 놀이기구 외에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나 독창적인 체험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아쉬웠다.
피드백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면, 로먼유파크의 문제는 기대와 현실의 괴리에서 비롯된 것 같다. 1조원을 들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방문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그 금액에 걸맞은 차별화된 경험과 놀라움을 제공해야 하는데, 로먼유파크는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다. 로먼유파크가 정말로 ‘1조원’의 가치를 하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곳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롯데월드나 다른 테마파크와 구분되는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최신 기술을 도입하거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이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만 할 것이다.